독립서점을 운영하며 수많은 책을 마주하다 보면, 화려한 디자인이나 자극적인 제목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가진 것이 있습니다. 바로 누군가의 진심이 꾹꾹 눌러 담긴 기고문입니다. 기고문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글이 아닙니다. 자신의 이름과 목소리를 빌려 특정 매체나 플랫폼에 나의 생각의 조각을 기탁하는 행위이며, 그 과정에서 저자는 독자와 만나는 새로운 통로를 확보하게 됩니다.
제가 처음으로 외부 매체에 기고문을 보냈던 날을 기억합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투고 버튼을 누르고 며칠 뒤, “귀한 글 감사합니다”라는 답변과 함께 게시된 내 글을 보았을 때의 그 벅참은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오늘은 제가 오랜 시간 책과 문장을 다루며 깨달은, 깊이 있는 기고문을 쓰는 법에 대해 나누고자 합니다.
독자의 마음을 여는 첫 문장의 미학
기고문은 정보성 글과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잡지나 블로그, 혹은 정기간행물에 실리는 기고문은 독자가 어떤 맥락에서 이 글을 읽게 될지를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단순히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는 선언보다는, 독자가 처한 상황이나 감정에 공감하는 지점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몇 가지 접근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질문으로 시작하기: 독자가 평소 품어왔을 법한 고민을 질문으로 던지며 호기심을 자극하세요.
* 에피소드로 문 열기: 구체적인 경험담이나 관찰 사례를 한 장면의 영화처럼 묘사하며 몰입도를 높입니다.
* 반전 제시하기: 상식과 다른 관점을 첫 문단에서 드러내어 다음 문장을 읽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세요.
특히 기고문은 매체의 성격에 따라 어조를 조절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감성적인 에세이형 플랫폼이라면 부드러운 문체를, 정보 전달 중심의 칼럼이라면 명료하고 간결한 문장을 선택해야 합니다.
나만의 색깔을 입히는 ‘관점’의 힘
많은 분이 기고를 준비할 때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무엇을 쓸 것인가”입니다. 하지만 좋은 글은 사실 ‘무엇(What)’보다 ‘어떻게(How)’에 달려 있습니다. 똑같은 주제라도 쓰는 이의 시선에 따라 전혀 다른 깊이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책을 큐레이션할 때도 늘 저만의 관점을 투영합니다. 단순히 “이 책은 유익하다”고 말하는 대신, “이 문장이 내 밤을 어떻게 위로했는지”를 적습니다. 기고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1. 구체성 확보: “최근의 변화가 중요하다”는 막연한 말보다는, 구체적인 사례나 데이터(공개된 정보 기반)를 곁들여 설득력을 높이세요.

2. 솔직함의 가치: 완벽해 보이려는 노력보다 진실한 고백이 독자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시행착오나 실패의 경험도 훌륭한 소재가 됩니다.
3. 대안 제시: 문제 제기에서 그치지 않고, 독자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변화를 제안하며 글을 마무리하면 여운이 길게 남습니다.
매끄러운 흐름과 퇴고의 과정
글은 쓰는 것이 아니라 고치는 것입니다. 초고는 거칠고 투박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기고문으로 세상에 나가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할 필수 단계가 있습니다.
* 소리 내어 읽기: 입으로 내뱉었을 때 걸리는 문장은 독자의 눈에도 멈칫하게 만듭니다. 호흡이 자연스러운지 확인하세요.
* 불필요한 수식어 제거: “매우”, “너무”, “정말”과 같은 강조 부사보다는 정확한 동사와 형용사를 선택하는 것이 세련된 문장을 만드는 비결입니다.
* 단락의 구분: 모바일 환경이나 종이 매체 모두에서 가독성이 중요합니다. 한 단락이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적절히 나누고, 핵심 내용에는 굵은 글씨나 강조 기법을 활용하세요.
성공적인 기고를 위해서는 해당 매체의 기존 콘텐츠를 충분히 분석하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그곳의 독자들이 어떤 단어를 즐겨 쓰는지, 어떤 분위기를 선호하는지 파악하고 그 흐름에 내 목소리를 자연스럽게 얹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자꾸만 생각나는 문장을 남기는 법
결국 좋은 기고문이란 읽고 난 뒤에도 독자의 마음속에 작은 잔향을 남기는 글입니다. 누군가의 일상에 아주 작은 변화라도 일으킬 수 있다면, 그 기고는 제 역할을 다한 것입니다.
글쓰기가 막막하게 느껴질 때, 저는 종종 서점의 책장 사이를 거닙니다. 누군가가 정성껏 써 내려간 문장들이 쌓여 하나의 공간을 만들 듯, 여러분의 진심 어린 생각도 꾸름표가 아닌 명확한 문장이 되어 독자에게 닿기를 바랍니다.
—
자주 묻는 질문
기고문을 쓸 때 가장 중요한 핵심은 무엇인가요?
기고문의 핵심은 ‘공감’과 ‘관점’입니다.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주제에 대한 자신만의 고유한 시선과 경험을 녹여내어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체 성격에 맞는 톤앤매너는 어떻게 설정하나요?
제출하고자 하는 매체의 최근 게시물들을 최소 10개 이상 분석해 보세요. 문장의 길이, 사용되는 단어의 수준, 감성적인 표현의 비중 등을 파악하여 해당 매체의 색깔과 조화를 이루도록 조정해야 합니다.
초보자가 기고문으로 채택될 확률을 높이는 방법은?
처음부터 거창한 주제를 다루기보다, 본인이 가장 잘 알 수 있는 구체적인 경험담이나 전문 분야의 작은 팁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해당 매체의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준수하고 깔끔한 문장으로 구성된 원고를 제출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기고문의 분량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요?
매체마다 요구하는 분량이 다르므로 반드시 사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A4 용지 1~2매 내외 혹은 공백 포함 1,500자에서 3,000자 사이를 선호하지만, 웹 매체의 경우 호흡이 짧은 글을 선호하기도 하므로 유연하게 대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