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분이 책을 읽는 행위, 즉 리글(Reading)을 단순히 활자를 눈으로 쫓아가는 수동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제가 독립서점을 운영하며 수많은 독자와 마주하고, 매일 밤 책과 대화하는 시간을 보내며 깨달은 것은 전혀 다릅니다. 제대로 된 읽기란 저자의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글 속에 숨겨진 맥락을 발견하고 나의 삶과 연결하는 능동적인 대화입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우리가 흔히 오해하고 있는 리글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단순히 정보를 습득하는 단계를 넘어, 어떻게 하면 한 권의 책이 내 삶에 깊은 울림을 남기는 ‘경험’이 될 수 있는지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1. “빠르게 읽는 것이 좋은 리글이다?” – 양보다 질의 중요성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는 ‘많은 양의 책을 빠르게 읽어치우는 것’이 수준 높은 독서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특히 정보 과잉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한 권을 깊게 파기보다 여러 권을 훑어보는 방식을 선호하곤 하죠.
하지만 제가 추천하는 리글의 방식은 조금 다릅니다. 저는 가끔 한 문장을 붙잡고 수십 분 동안 머무르기도 합니다.
* 멈춤의 미학: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 있다면 멈추고 그 문장을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
* 질문 던지기: “왜 저자는 이 단어를 선택했을까?”, “이 상황에서 나는 어떤 감정을 느꼈나?”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 체화의 과정: 단순히 머리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 내 가치관과 충돌하거나 공명하는 지점을 찾아낼 때 비로소 그 책은 나의 것이 됩니다.
💡 독서가 깊어지기 위한 작은 팁
속도에 집착하기보다 ‘내 마음이 머무는 곳’을 찾는 데 집중하세요. 한 권의 책을 천천히, 그러나 밀도 있게 읽어내는 경험이 쌓일 때 우리의 사고체계는 더욱 단단해집니다.
2. “리뷰를 쓰는 것은 전문가만 할 수 있다?” – 기록이 주는 힘
또 다른 오해는 ‘서평이나 리뷰‘를 전문적인 비평가의 영역으로만 한정 짓는 것입니다. 많은 분이 블로그나 SNS에 글을 올릴 때, 완벽한 분석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망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만난 수많은 독자분 중 가장 깊게 변화를 경험하신 분들은 의외로 기록하는 습관을 가진 분들이었습니다.

* 개인적인 기록: 타인을 설득하기 위한 글이 아니라, 나를 정리하기 위한 기록으로 시작하세요.
* 감정의 기록: “이 문장이 내 마음을 울렸다”는 솔직한 감상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리글의 결과물이 됩니다.
* 재방문 효과: 기록해둔 글은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읽었을 때, 당시의 감정과 현재의 성찰을 연결해주는 훌륭한 매개체가 됩니다.
어떤 문장이 내 삶을 바꾸었는지, 어떤 구절이 밤잠을 설치게 했는지를 기록하는 행위 자체가 리글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핵심적인 과정입니다.
3. “책은 정답만을 제시한다?” – 질문을 남기는 읽기
마지막으로 경계해야 할 오해는 책 속에 정해진 정답이 있다고 믿고 그것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입니다. 좋은 책은 우리에게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질문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큐레이션을 할 때 항상 ‘질문이 있는 책’을 우선순위에 둡니다.
* 다양한 관점: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여러 저자의 시선을 비교해 보세요.
* 비판적 사고: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는가?”, “다른 방식은 없을까?”를 고민하며 능동적으로 읽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 확장성: 책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나의 일상이나 직업적 고민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과정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진정한 리글은 책장을 덮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책이 남긴 질문을 안고 내 삶 속에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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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리글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라면 어떤 책부터 읽는 것이 좋을까요?
처음에는 본인의 관심사가 가장 강하게 투영된 분야의 에세이나 소설로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정보 전달이 목적인 실용서보다는, 저자의 문체와 감각이 묻어나는 글을 통해 독서의 즐거움을 먼저 느끼는 것이 지속적인 읽기 습관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책의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데 리글이 제대로 되고 있는 걸까요?
모든 내용을 기억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셔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용의 암기가 아니라, 그 책을 읽으며 느꼈던 감각이나 변화된 생각입니다. 특정 문장이 머릿속에 맴돌거나, 어떤 주제에 대해 이전보다 깊게 고민하게 되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리글을 하고 계신 것입니다.
독서 기록을 남기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거창한 서평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마음에 드는 문장 한 줄을 필사하거나, 그 문장을 읽고 느낀 짧은 감상을 메모장에 적어두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나중에 다시 꺼내 보았을 때 내가 어떤 생각을 하며 이 책과 만났는지 기록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